"졸업" -우리들 청춘의 자화상

Posted at 2010/03/13 23:01 // in 키슈페이퍼 // by 키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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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꼭 봐야지 하면서 몇년을 미뤄 두었던 1967년작 영화 "졸업"을 봤습니다. 어젯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Sound Of Silence" 덕분이지요. "Simon & Garfunkel"의 노래인 이 곡은 제가 락앤롤키즈였던 중학시절 테이프가 늘어질 정도로 들었던 그들의 베스트 앨범에 수록되었던 곡인데요,  이곡을 비롯하여 그 앨범에 있던 "Scarborough Fair", "April Come She Will", "Mrs. Robinson" 같은 주옥 같은 노래가 바로 영화 "졸업"에 수록된 곡이지요. 언젠가 이들의 노래가 "졸업"의 O.S.T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이 영화를 꼭 봐야지 생각했었는데 이제야 비로서 보게 되었네요.

1967년 작품이니 40년도 더 지난 영화이군요. 개봉 당시 기성세대의 물질적, 육체적 속물주의가 젊은이들에게 큰 상처를 주는 과정을 보여주는 문제작이라하여 미국내에서도 논쟁이 많았답니다. 이런 이유와 더불어 스토리의 선정성 때문에 국내에서는 그 후에도 20년이 지난 1988년에 개봉이 되었지요. 막장 드라마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는 그리 충격적 스토리가 아니겠지만 1960년대라는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면 과히 파격적일 수도 있을법한 내용입니다.
그러나 이런 스토리는 결국 영화의 주된 주제인 "상실감"으로 귀결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심리적 묘사를 스크린에 옮기는 것은 상당히 까다롭지요. 하지만 영화에서는 목적을 잃어 방황하는 청춘이 아주 세련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40년이 지났는데도 어색함이 거의 없지요. 특히 주인공 벤이 잠수복을 입고 수영장으로 뛰어 드는 장면은 그의 심리적 상태를 훌륭하게 묘사한 명장면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어느 시대든 항상 청춘이 갖는 부담이 있는 것 같습니다. 부모님들의 기대와 사회적 책임, 자신의 미래에 대한 중압감... 기성세대들은 자신들도 한번쯤 느꼈던 이런 감정들을 해결하려고 하지는 않고 오히려 다음세대들에게 넘겨 주기도 하지요. 그나마 벤은 명문대학 출신에다 가정환경도 좋기 때문에 믿을 구석이나마 있다지만, 그렇지 못한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졸업 후 사회의 큰 장벽에 부딪히며 많은 상처를 받을 것입니다.

영화는 이러한 청춘들에게 목표를 가지라고 제안합니다. 벤은 결국 일레인이라는 아름다운 여성을 만나면서 그녀와 결혼을 목표하게 되지요. 그러나 그가 저질렀던 과오들이 그녀와의 해피엔딩을 방해합니다. 일레인은 다른 남자와 결혼식을 올리게 되고, 벤은 식장에서 그녀를 데리고 함께 도망갑니다. 지나던 버스를 잡아 탄 그들은 성취감에 미소를 보이지만 어딘지 모를 불안감을 보이며 영화는 끝을 맺지요. 이 장면은 아마 이후 수많은 영화에서 오마주되고 패러디 됐던 장면일 겁니다. 그만큼 이 영화가 명작이라는 것을 반증 하는 거지요. 최근에 개봉한 "500일의 썸머"에서도 주인공 썸머가 이 장면을 보며 펑펑 우는데요, 썸머는 이들의 도주 후 모습을 예견한 게 아닐까요?

우리들의 청춘, 여러분의 청춘에 햇살이 가득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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