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비 산장

Posted at 2006/08/08 10:54 // in 키슈라이프 // by 키슈

대리구비 산장과의 인연은 지난해 이맘때 즈음이다. 점봉산 자락 깊숙히 숨어 있어 찾아가는 길부터 마음을 졸이게 만들었던 곳. 그 한가한 풍경과 인정많은 산장지기가 그리워, 우리는 또 다시 대리구비로 향했다.

새벽길을 한걸음에 내달려 도착한 그곳. 산장지기는 일년이 지났는데도 잊지 않고 안부를 물어주신다. 악수를 청하는 그 거친 손에서 반가움이 한껏 묻어났다.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주는 것은 비단 산장지기 뿐만이 아니다. 산장을 굽이쳐 흐르는 계곡의 맑은 물과, 사방을 둘러싼 산자락의 여유로움들은 피곤한 여정에 지친 마음을 말끔히 씻게 해 준다.

강원을 몰아치고간 빗줄기는, 대리구비로 향하는 길들을 제멋대로 망쳐놓았다. 그러나 다행이도 산장에는 큰 피해가 없는 듯 평화로움이 가득했다. 다만 산장지기가 애써 만들어 놓은 계곡의 다리가, 불어난 계곡물에 떠내려가 아쉽게도 계곡의 운치가 조금은 가신듯 했다.

그 모든 것들이 반가운지 확인을 하고나서는 한걸음에 내달려 계곡으로 빠져들었다. 이럴 땐 모두 어린아이가 되고 만다. 물장구를 치는 모습이라든가, 고개만 쏘옥 내밀고 네발을 휘젓어 개헤엄을 치는 모습들..... 이런 모습들에 순수함이 묻어난다는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꼈다. 발이 시릴듯 차가운 물이지만 내리쬐는 한여름의 햇살과 잘 어울려 금방 익숙해졌기 때문에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유희를 즐겼다.

대리구비에서의 절정은 뭐니뭐니 해도 모닥불에 둘러앉아 구워먹는 바베큐이다. 산장지기는 참나무를 산에서 떼어다가 반가운 손님이 오면 장작불을 직접 지펴주신다. 이렇게 참나무 연기가 가득 베어있는 바베큐가 여느 식당에서 시끌벅적 먹는 그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맛있다는 것은 당연한 것일까!

게다가  이렇게 좋은 친구들과의 사심없는 대화는 어떠한 술안주 보다도 더욱 술맛을 돋구워주게 마련이다. 술잔이 채워지고 건배가 늘어가면서, 사람과 사람사이의 경계도 허물어 지기 시작했다. 산장에 머물던 또다른 객들이 내온 두툼한 고기 한덩이에 고마워하며 답주를 따라주고나니 어느새 호형호제가 되어 버렸다.

밤이 깊고 취기가 올라, 기분에 취해 객기도 부렸다. 그래도 웃으며 따라주는 친구들도 한없이 고마울뿐이다. 새벽녘에 들어간 물속은 온몸이 떨리도록 차가웠지만, 한껏 소리를 지르고나니 남아 있는건 자유로움이었다. 일상에서 벗어남이란, 일상으로 돌아오기 위해 필요한 상념들을 떨쳐버리게 하는 것이다.

2006/08/08 10:54 2006/08/0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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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arney - choi

    2006/08/10 09:29 [수정/삭제] [답글]

    정말 즐거운 여행이였습니다.

    오랜만에 자연과 같이 어울릴수 있는 시간이 였구여 *^^*

    오래오래 기억될 여행이 될 것 같습니다.

  2. TheSSando

    2006/08/10 10:53 [수정/삭제] [답글]

    기남이형 블러그도 그렇고 여기도 그렇고.. 즐겁고.. 행복한 사진 많네..
    멋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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