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악마의 관중석 독점

Posted at 2006/02/20 18:24 // in 키슈페이퍼 // by 키슈

이번 3월1일 우리나라 국가대표 평가전이 열릴 상암월드컵경기장 2000여개의 응원석이 "붉은악마"에 의해 독점되었다. 이 자리는 "붉은악마"에 가입한 회원들만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응원을 위해서 앉을 수 있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붉은악마"에서는 아무런 말도 없이 이 자리를 독점하여 버렸다. 티켓을 구입하기 위하여 아침잠을 설친 많은 사람들이 이 같은 "붉은악마"의 처사에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공간은 이제 정치적인 목적으로 쓰인다

"붉은악마"가 뒤늦게 밝힌 독점의 이유는 SK 축구단의 연고지 이전에 항의하기 위한 의사전달을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즉, 미리 응원석을 사들여 자신들의 지부에 가입된 회원들에게 표를 배분한뒤 정치적인 의사를 표명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축구 국가대표 서포터즈 클럽 "붉은악마"! 이들이 과연 정치적인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많은 사람들의 공유물인 경기장을 함부로 독식할 수 있단 말인가? 이는 명백한 권력남용이며 특권의식에 가득찬 자만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의 정치적 목적 때문에 응원석에서 관전하고 싶은 사람들의 무참히 짓밟힌 권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나라 프로축구의 부정적인 행태를 비판하기 위한 움직임은 나 역시 찬성한다. 하지만 방법이 잘못되었다. "붉은악마"라는 전 국민적 이미지를 볼모로 정치적인 압력을 가하자는 발상 자체부터가 납득할 수 없다.게다가 응원석을 독점하여 내부 회원들에게만 배부한 시대에 뒤떨어진 움직임은 "붉은악마"가 더 이상 순수한 국가대표 서포터즈 클럽이 아닌 하나의 정치적 압력단체로 변화하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목표를 위한 명분이 아니라 아집을 위한 독선이다. "붉은악마가 단체표를 받는 것은 앞으로 거의 없거나, 받더라도 사전 공지를 통해 진행하여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라는 이들의 해명을 듣고 있노라면 "붉은악마"의 응원석 독점이 앞으로도 계속될 기미가 다분히 보인다. 이들이 정치적인 목적을 버리지 않는 한 온 국민의 자리가 될 수 있는 응원석은 "붉은악마"의 기득권을 쟁취하기 위한 장소로 아무런 거리낌 없이 사용될 것이다.

"붉은악마"는 과연 옳은 대의를 위해 그른 방식을 택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한번 자성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응원석이라는 공간을 "붉은악마"의 전유물이 아닌 모든 사람들의 서포팅 공간으로 개방해야만 한다. 그 방법만이 온 국민이 붉은악마가 되자던(Be the reds!) 외침에 답을 해 줄수 있기 때문이다.

2006/02/20 18:24 2006/02/20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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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붉은악마의 N석 선점에 대해 from Jungminpark 2nd 2006/02/21 10:31 [삭제]
  2. 우리는 왜 붉은악마여야 하는가? from ★ Dooholee.com + BLOG 2006/02/24 15:11 [삭제]
  1. 마니

    2006/02/20 19:04 [수정/삭제] [답글]

    붉은악마라는 전 국민적 이미지를 볼모로 정치적인 압력을 가하자는 발상 자체부터가 납득할 수 없다.
    라기보다는 2년전 안양사태때의 미숙했던 점을 보완하고 방해공작을 펼 경찰과 용역업체 직원들에게서 방어를 하기 위함이지요, 국민적이미지를 볼모로? 말이 좀 과하다 싶습니다.

    • 키슈

      2006/02/20 19:44 [수정/삭제]

      붉은악마가 국민적 지지를 얻지 못한 상태라면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볼모'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입니다. 저 역시 SK의 연고지 이전에 대하서는 (열정적이진 않지만)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붉은악마가 경기장을 항의의 장소로 사용하고자 하는 것과 그것을 위해 관전할 수 있는 많은 사람들의 권리를 뺏아갔다는 것에 대해서는 유감을 감출수가 없을 따름입니다.

  2. park

    2006/02/21 10:36 [수정/삭제] [답글]

    붉악이 어째서 국민적지지를 가지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트랙백 쏘았습니다.

    • 키슈

      2006/02/21 12:32 [수정/삭제]

      “붉은악마” 정당한 방법으로 다른 시민둘과 동등한 위치에서 응원석의 티켓을 얻은것이라면 “붉은악마”를 이렇게 까지 비난할 이유가 없죠.
      하지만 “붉은악마”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권력을 이용하여 시민들은 엄두도 내지 못할 2000여석에 달하는 응원석을 미리 독점하였습니다.

      도대체 이들에게 2000여석이라는 좌석을 미리 독점할 권력이 어디에서 나왔을까요? 바로 시민들에게서 나온것입니다. 거리를 가득메운 빨간옷의 시민들, 경기가 있을때 마다 경기장을 찾아주던 시민들이 있었기에 “붉은악마”가 있는 것이죠.

      하지만 “붉은악마”는 그 권력을 이용하여 시민들의 권리를 짓밟아버렸습니다. 대의원에서 의결하였다고 하나 회원들에게 공표하지 않은것이 첫번째 잘못이요 2000여석의 좌석을 시민들에게서 빼앗아 간것이 두번째 잘못이지요.

      나의 항의는 응원석에서 관람할 수 있는 권리가 무시되어졌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붉은악마”에 의해 소리 소문 없이 짓밟혀졌다는 것에 치를 떠는 것입니다.

      이러한 잘못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의를 위해 응원석을 양보해 달라는 것은 모순입니다. 방법이 잘못된 대의는 정당하게 보여질 수 없지요. SK 연고이전 항의라는 대의는 좋지만 시민들의 권리를 빼앗아가면서까지 퍼포먼스를 준비한다는 것은 “붉은악마”의 오만입니다.

  3. park

    2006/02/21 14:11 [수정/삭제] [답글]

    1. 방법에 대해서는 논하시는 것이면 인정하겠습니다. 말씀대로 사전공지가 미흡하여 불편을 초래했던 점은 붉악의 잘못으로 보입니다. 다만 비록 사후공지라도 거기에 대해 사과를 한것으로 권위의식 보다는 진행상의 실수로 보입니다. (개인적 의견으로 먼저 대대적으로 공지했으면 표 구하기가 더 힘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방법의 실수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실수니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권리가 침해 되었다고 생각하신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저로서도 이것은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되니까요. 다만 많은 분들이 이들의 의도를 알고 오히려 지지하신다는 것을 생각해 주십시오. 이번 일은 끝까지 붉은악마가 지고 가야할 짐입니다. 실수에 대한 책임은 그들이 지더라도, 축구판을 위한 행동을 굽히게는 하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요?

    2. 권리에 대한 의견은 인정할 수 없습니다. 물론 볼 권리는 지켜져야 합니다. 다만 키슈님의 말씀대로 ‘응원석에서 관람할 권리’라는 것은 아집이라 보여집니다.

    우선 붉은악마가 시민의 볼권리를 무시하지 않았습니다. 포스트에 말한대로 선점된 곳은 응원석의 일부입니다.(N-C,N-D석입니다. 또, 제가 오늘 은행에서 확인해본 바로는 N-E석의 일부가 남아있었습니다.) 전 좌석도 아닌 응원석 전체도 아닌 일부 좌석에 대한 선점입니다.

    이것을 ‘권리의 무시’라는 측면으로 생각하신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다만 키슈님은 그것을 ‘응원석에서 관람할 수 있는’ 이라는 말로 특정화 시키셨습니다. (이렇게 항의 하시는 분이 많습디다.)

    이 항의가 일반적 권리에 대한 것이 아님을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응원석’이라는 특정된 공간에 한정된 항의이며, 이는 개인의 선호도가 포함된 것입니다.

    좋습니다. 개인의 선호도가 포함이 되어있어도 권리는 권리니까요. 그런데 이것을 이유로 대의의 옳고 그름을 논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요?

    분명 키슈님은 ‘응원석에서 볼 권리’에 대한 항의라고 하셨습니다. 나의 선호도까지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권리라고 들립니다. 사전공지던 사후공지던 나는 표를 구하지 못하여 화가 난다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키슈님, 어찌 대의는 이해한다고 말씁하십니까? 키슈님의 발언은 대의보다는 내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물론 개인은 중요하고 존중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대의도 알고 타인의 슬픔도 알겠지만 내 권리가 더 중요해라고 말하는 것은 이기심에 지나지 않아 보입니다. ‘시민의 권리’라는 표현은 삼가해 주시길 바랍니다.

    시민들도 원하면 응원석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도 있습니다만, 응원석에서의 권리를 최우선의 가치로 삼지는 않을 것입니다. ‘응원석’이 무엇입니까? 3등석 골대 뒤, 축구보기 불편한 곳. 말그대로 돈 없는 서포터들이 응원을 위해서 모이다가 응원석으로 굳어진 자리입니다. 일반 시민들은 그곳을 붉은악마 자리로 알고 있는 분이 많습니다. 제 친구중 하나 처럼 굳이 그 자리에 가지 않으려 하는 사람도 다수 존재합니다.

    3. 그간 국대경기에서 간간히 있었던 붉악의 특권의식에 대한 의심섞인 시각은 알고 있습니다. 그 각각의 일은 각자의 판단에 맏기더라도, 저로서는 이번 선점이 붉악 자체의 권위의식이나 세표출로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사실 응원석이 빼앗겨 화난다며 그곳은 ‘나의 자리’라며 외치는 모습이 N석은 ‘붉악 지부의 자리’라는 문제되던 모습들과 비슷해 보이는 것 같이 느껴집니다.

    붉악에 색안경을 강하게 끼고 계신듯 합니다. 좀 더 붉악을 크게 봐주시길 바랍니다. 넓은 의미의 붉은악마는 월드컵당시 전국의 도로를 물을였던 빨간옷을 입은 시민들입니다. 그것이 레플리카든 ‘Be the Reds’든 기타 빨간 옷이었든 말입니다.

    자발적으로 경기장을 찾은 사람으로 붉악이 권력을 가지게 된 것은 아니라 생각됩니다. 물론 월드컵의 모습이 강렬하게 와닿아 그들의 모습이 더 부각되긴 하였지만, 이미 98프랑스 월드컵 이전부터 그들은 존재했습니다. (키슈님이 이야기하는 월드컵을 등에 업은 권력남용은 요즘 SK가 하고 있습니다. 붉은악마에 빌붙어 월드컵 이미지를 훔쳐간 SK가 바로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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