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엠립 여행기 #2-1

Posted at 2008/08/31 15:53 // in 키슈라이프 // by 키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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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데이스레이
시엠립 시내와 반데이스레이는 꽤 떨어져 있기 때문에 아침 일찍 출발을 하지 않으면 여정을 맞추기가 힘이 든다. 또한, 이곳은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톡톡 드라이버들이 요금을 올려받는 곳이다. 28$를 요구하기에 20$로 합의를 보고 아침 햇살을 맞으며 달리기 시작했다. 시내를 가로질러가기 때문에 하루의 시작을 맞는 시엠립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수많은 오토바이가 이들의 주 교통수단인데, 일터로 나가는 그들의 얼굴에는 여유가 가득해 보인다.

꽤 긴 시간을 길 위에서 보내야 하기 때문에 제법 도시 느낌에 배어나는 시엠립 시내의 모습에서부터, 언덕 하나 없는 넓은 평원의 모습과 캄보디아의 시골마을의 모습 등을 가는 길에 모두 볼 수 있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를 달려서 도착한 반데이스레이. 일찍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많은 사람이 먼저 와 있었다. 지나가는 가이드의 말을 얼핏 들으니,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몰려드는 일이 흔치는 않다고 한다.

반데이스레이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원으로 꼽히는 곳이다. 그 명성답게 우아함과 섬세함을 자랑하는데, 왕권에 의해서 지어진 사원이 아니므로 건축가의 개인적 예술 취향이 많이 녹아 있다. 그런 이유로 이곳은 앙코르의 다른 유적들과는 다른 독특한 특징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우선 그 크기인데, 책을 통해 '아담하다.'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더 작았다. 그리고 굉장히 화려하다. 린텔 뿐만 아니라 곳곳의 조각은 이삼 중의 깊이로 조각되어 있는데, 붉은 사암의 장밋빛이 더해져 그 화려함이 배가 된다. 아침 일찍 와서 볼 게 아니라 석양이 지는 저녁에 와서 본다면 붉은빛의 향연이 가득할 듯했다.

관람로는 내벽의 회랑으로만 나 있는데, 훼손이 심해 내부로는 들어갈 수 없게 막아놓았다. 이번 여행 동안 가장 기대하던 장소 중에 한 곳이었는데, 인파에 휩쓸려 다니다 보니 기대만큼의 감동을 얻지는 못했다. 해자 근처에 잠시 앉아 그 아름다움에 작별을 고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벌써 태양빛이 뜨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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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데이삼레
다시 시엠립으로 돌밋가서 점심을 먹기에는 시간과 거리가 여의치 않기 때문에, 우리의 젠틀한 톡톡 드라이버인 소이에게 시엠립으로 돌아가지 않더라도 점심을 먹을 만한 곳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소이는 앙코르 톰 근처의 한 식당을 소개해 주었다. 그리고 가는 길에 반데이삼레를 꼭 들려보라고 한다. 여행을 계획할 때는 몰랐던 곳인데 가는 길에 있다고 하니 들리기로 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유적인지 아니면 우리만 모르는 것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사원 입구는 한산했고 관광객들이 아무도 없다. 굉장히 높은 외벽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이런 규모의 외벽을 앙코르 유적 군에서 처음 보는 것이라 그 위용이 대단하게 다가온다.

꽤 넓은 구조에다가 조밀함이 더해져 신비함이 가득 묻어난다. 사암의 무게감과 더할 나위 없이 어우러지는 곳이다. 반데이스레이와는 달리 오가는 사람이 없으니 마치 나를 위해 존재하고, 나를 위해 기다려온 사원인 듯하다. 나가로 조각된 난간들은 온통 사원을 휘감고 있으며, 공격적인 부조와 미로 같은 구조는 사원의 묘한 분위기를 한껏 살려 준다.

나는 오히려 반데이스레이보다 이곳 반데이삼레에서 더 큰 감동을 하였다. 이곳은 앙코르 유적 군에 대한 나의 기대감(신비롭고, 거대하고, 압도적일 것이라는)을 최초로 만족 시켜준 사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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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nch
소이가 데려간 레스토랑은 캄보디아 전통 가옥 형식으로 지어져 있었다. 자리는 대부분 서양인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옆 테이블에서 아쟁 소리가 들려온다. 현지 관광가이드인듯한 사람이 자신의 손님을 위해 즉석에서 우주하고 있는듯했다. 밝고 경쾌한 멜로디가 입맛을 계속 돋우고 있었으나, 음식은 빨리 나오지 않고 애만 태우고 있다.

겨우 기다려 음식이 나왔으나, 주문한 것과는 다른 것이 아닌가! 종업원을 불러 다시 갖다 달라 하니 이번에는 금방 새 음식이 나왔다. 앙코르 비어를 들고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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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프놈
앙코르 유적 군들이 발견될 당시 유적들은 마치 폐허와 같았을 것이다. 이것들을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복원하려고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들었을까? 현재와 같은 상태로 유적들을 복원한 것도 굉장히 경이롭고 훌륭한 일이지만, 이들이 타프놈을 발견 당시 그대로의 모습을 보존하기로 한 것 역시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결정인듯하다.

이곳의 동쪽 관문은 사진에서만 보아오던 거대한 앙코르의 두상 조각이 처음 나타나는 곳이기도 하다. 이 문을 지나 타프놈 내부로 들어가면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된다. 폐허가 된 그대로인 채 보존되어 있고, 통행로가 일방적으로 나 있어 사원의 구조를 제대로 파악하기가 어렵지만, 이제껏 다녀온 다른 유적지들과는 구조가 확실히 다르게 느껴진다. 마치 얽히고설킨 미로의 내부로 들어가는 듯하다. 코너 한편을 돌 때마다, 인간의 처지에서 보기에는 더없이 무시무시한 '자연으로의 회귀'가 그 모습을 나타낸다.

문명과 자연 사이의 정의할 수 없는 경계가 뚜렷이 남아 있는 이곳은, 앙코르 유적을 향한 신비로운 동경에 마침표를 찍을 장소로 염두에 두는 것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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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문
타프놈을 지나 프레야칸으로 가는 도중 우리는 앙코르 톰의 동문인 승리의 문을 지나게 되었다. 이곳은 '우유 바다 휘젓기'의 거대함을 노골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나중에 앙코르 와트 벽면 부조에서 그 클라이맥스가 나타나겠지만, '우유 바다 휘젓기'와 관련된 조각들을 굉장히 많이 발견할 수가 있다. 특히 코즈웨이의 양쪽 난간 등에서 많이 발견되는데, 혹자는 앙코르 인들의 세계관에 대한 중요한 모티브로써 '우유 바다 휘젓기'를 강조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난간 조각에 예술성과 신화성을 살리려고 '우유 바다 휘젓기'를 가지고 온 게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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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31 15:53 2008/08/3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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