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매력을 한껏 느끼며 '클로버필드'를 좀더 재미있게 보기 위해서, 가장 논란이 되는 다음의 몇가지 사항들을 한번 짚어보고자 한다.
1. '클로버필드'는 화면이 어지러워요. 구토가 나올 것 같아요.
'클로버필드'를 혹평한 많은 사람들이 그 원인으로 꼽은 것이 바로 구토를 유발시킬 정도로 어지러운 화면이었다고 한다. 바로 익스트림 핸드 핼드 기법의 영상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익스트림 핸드 핼드 기법이 무엇이길래 관객들에게 구토를 유발 시킬 정도의 어지러운 화면을 보여주는 것일까?
모든 촬영 기법은 스토리 전개를 위한 감정 혹은 메시지의 전달이나 복선, 영상미 등을 위해 철저하게 연출되고 계획된 구도와 앵글 등을 사용한다. 보통, 카메라를 고정시켜 놓은 후 촬영을 하게 되는데, 핸드 핼드라는 기법은 카메라를 직접 들고 촬영을 한다. 이렇게 촬영된 영상은 카메라의 워킹과 호흡을 그대로 담고 있기 때문에 관객들은 마치 자기 자신이 현장의 제3자가 된 듯한 현실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핸드 핼드에서 현실감을 전달하고자 사용하는 많은 기법들은 다분히 계획적이고 연출된 기법들이기 때문에 현실감을 뛰어 넘는 극도의 현실감을 전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극도의 현실감을 전달해야 하는 '클로버필드'에서는 사건의 당사자가 들고 있던 캠코더에 찍힌 영상을 직접 보여줌으로써 이것을 가능하게 끔 했다. 촬영중인 캠코더를 들고 움직이는 기본이고 상황에 따라 뛰어다니기도 하고 숨어 있기도 하기 때문에 핸드 핼드 기법보다는 더많이 흔들리는 화면을 보여 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런 기법을 익스트림 핸드 핼드 기법이라 한다.
'클로버필드'에서는 허드라는 한 친구의 캠코더를 통해 찍힌 영상을 보여준다. 촬영이라고는 몇번 해 본적도 없는 이 허드라는 사람이 찍은 캠코더 영상이 '판의 미로(07년 아카데미 촬영상 수상작)'처럼 세련된 영상을 보여주길 원하는 것은 무리이다. 영상이 어지럽고 산만한 것은 허드라는 아마추어가 찍은 영상이고, 게다가 상황도 그리 좋은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충분히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기법이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거의 처음 시도된것이므로 익숙한 관객들이라기 보다는 예상하지 못한 관객들이라고 하는게 어울리겠다-에게는 큰 거부감이 생길수 가 있다. 실제로 많은 관객들이, 이 어지러운 영상 때문에 영화의 의도를 감안했다 하더라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쉽게 포기해 버리고 만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지러운 화면에 대한 성토가 난무하고 있는게 아니겠는가.
2. 괴물의 정체와 최후가 너무 궁금해요. 스토리가 너무 빈약한거 아닌가요?
'클로버필드'는 액자 구도이다.
바깥의 이야기가 거의 축약되어 지긴 했으나 '클로버필드' 사건 이후 맨하탄의 한 지역에서 캠코더를 발견했으며 그 영상을 보여주겠다는 이야기가 그것이며, 액자 안의 이야기는 캠코더의 영상 그 자체이다.
만일 캠코더를 찍은 사람이 괴물과 관련성이 있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었겠으나, 캠코더를 찍은 사람은 다름 아닌 평범한 뉴욕시민일 뿐이었기 때문에 그들과 관련이 없는 인물이나 사건 등에는 초점이 맞추어 질 가능성이 희박 할 수 밖에 없다. 그들은 시민의 안전을 위하는 영웅적인 모습 보다는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괴물을 피해 다니는 일개 시민일의 모습을 보여줄 뿐이므로, 그런 사람이 찍은 영상에서 괴물의 정체나 최후가 찍혀 있을 것이라 생각 하는 것은 너무 큰 기대가 아닐까 생각한다.
'클로버필드'는 일종의 의도되지 않은 아마추어 다큐멘터리라는 관점으로 접근을 해야 한다. 예상치 못했던 끔찍한 하루에 대한 기록 이란 관점에서 '클로버필드'를 바라본다면 그 스토리의 탄탄함 보다는 그날밤의 끔찍함이 얼마나 사실적으로 묻어나는지에 주의를 기울여 볼 수 있을 것이다.
3. 그렇지 않아도 러닝타임이 짧은데 괴물과 관련없는 파티 장면이 너무 긴 것 같아요.
자 여기서 '클로버필드'는 일개의 시민이 찍은 캠코더의 영상이 되기엔 너무나 많은 영화적 요소를 담아 버리게 된다. 바로 관객들에게 보여질 하나의 영화 작품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영화의 필수적인 요소인 플롯을 가지고 가야 하는데 이 아이러니함을 천재적으로 해결한 장면이 바로 파티 장면이다.
이 장면에서, 인물에 대한 소개가 이어지며 차후 사건의 전개 과정에서 이들이 어떤 역할을 담당하게 될지, 또한 어떤 행동으로 사건을 구성하게 될지 대한 내적 인과관계들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일반인이 찍은 캠코더 영상답게- 보여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파티 장면이 직접적인 사건과는 상관이 없게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차후 전개될 사건의 흐름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장면이었고 그 만큼 비중 또한 높은 장면일 수 밖에 없다. 이 장면을 볼때는 인물들의 캐릭터 등을 캐취해 내며 이들이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유추해 내는 재미를 느낀다면 이 장면의 곳곳에 숨겨져 있는 장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몇가지 해석에서 느꼈겠지만, '클로버필드'는 기존의 영화를 바라보는 관점으로는 많은 부분을 흡족시켜 줄 수 없다. 기존의 영화가 던져주는 주제와 그 주제를 부각 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갖가지의 기법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반면에 끔찍한 사건의 현장에서 발견된 캠코더에 찍힌-일반인이 찍은-영상을 바라보는 관점으로, 그리고 그 안에 아마추어리즘을 빙자해 녹아져 있는 갖가지 프로페세널적인 기법-배경음악 없이도 이처럼 긴장감을 던져 주다니 놀랍지 않은가?-들에 신경을 곤두세워 감상 한다면 아마 '클로버필드'는 당신에게 최고의 영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A Dream You Dream Together Is Real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