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는 '뱅크시(Banksy)'라는 미술가가 있습니다. 벽에 낙서나 하는 것으로 치부되던 '그래피티'아티스트로 큰 명성이 있는데요, 실상 그에 대한 모든 것은 철저히 가려져 있는 수상한 미술가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래피티 자체가 일종의 범법행위이기 때문에 신분을 감출 수밖에 없었겠지요. 뱅크시라는 이름도 가짜 이름이라지요!

제가 뱅크시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몇 년 전 웹서핑을 하다 우연히 그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서부터였습니다. 런던의 거리를 무대로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그려 넣은 그의 작품들은 뱅크시라는 이름을 기억할 수 있을 정도로 흥미로웠죠.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평범한 벽면에 마치 생명을 부여한 듯했답니다. 그렇게 어느 순간 깜짝하고 나타나는 그의 작품들은 그 참신함으로부터 시민들의 조건없는 지지를 얻게 되었지요.

벽면이 훼손되는 것을 싫어하는 공공기관이나 건물주들도 그의 작품을 지우기에 급급했지만, 이제는 앞다투어 보존하기 바쁘다고 합니다. 아마도 보존성을 보장할 수 없는 그래피티의 태생적 한계가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작품을 더욱 빛나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제는 지워져 사진으로만 그 짧은 생애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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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시가 그냥 미학적인 그래피티만을 그리는 작가라면 지금처럼 추앙받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의 진면목은 바로 작품들을 통해 내뿜는 사회적 메시지에 있지 않을까요? 작품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려는 미술의 공익적 측면을 획기적으로 실천하는 예술가입니다. 그가 가장 큰 목소리를 내는 주제는 바로 자본주의, 권력, 전쟁, 폭력 등에 관한 것인데요, 이런 주제들이 보통 무겁고 재미가 없는 데 비해 뱅크시의 작품은 유머와 해학이 넘칩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 주제를 받아들이게 되는 묘한 힘이 있지요.

뱅크시가 폭력에 대해 비판한 작품 중에 백미는 아마 팔레스타인-이스라엘을 가로막는 긴 장벽에 목숨을 걸고 남긴 일련의 작품들이 아닐까 합니다. 그는 무장한 이스라엘군의 총구를 온몸으로 받으며 680km에 달하는 이 장벽에 모두 9점의 작품을 남겼습니다. UN으로부터 국제법상 불법이라는 통지를 받기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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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주목해야 할 뱅크시의 활약은 바로 예술 작품들에 대한 관점을 조롱하는 것입니다. 소위 유명한 박물관에 걸려 있는 '그림'을 보는 것이 아니라 '걸려 있는' 그림을 기계적으로 보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그렇게 만든 예술학적 권위에 대해 뱅크시는 철저하게 반기를 듭니다. 결국, 그는 이런 생각을 전하기 위해 대영박물관, 뉴욕 현대미술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브루클린 미술관, 미국자연사박물관 등에 몰래 들어가 전시된 작품들 사이에 몰래 자신의 작품을 걸어 놓습니다. 그러나 작품을 관람하는 사람들, 심지어 미술관 관계자들조차도 뱅크시가 '자백'하기 전까지는 이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지요. 이 사건은 많은 사람에게 예술 작품 본연의 가치는 '걸려 있는 공간'에 관계없이 모두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파블로 피카소는 스페인 내전을 담은 작품 '게르니카'를 그리고서 "어떻게 예술가가 다른 사람들의 일에 무관심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만큼 예술이 가지는 사회적 기능에 대한 중요성을 담는 말이지요. 사회 저명인사의 역설적인 발언보다는 단 하나의 작품으로 모든 세계인의 마음속에 커다란 메시지를 남기는 뱅크시의 작품은 정말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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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21 18:01 Trackback 0 Comment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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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ntreal florist멋진사진 이네여
  • 비밀방문자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ㅡㅡ헐... ㅡㅡ? 이런... 황당한...
  • Christopher.K안타깝게도 그는 군대를 깡그리 없애기...
  • 헐렝좀 어이가 없군요..;
  • 실업율..실업율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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